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2016-26(동학혁명운동이야기2) (2016)

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2016-26(동학혁명운동이야기2) (2016)

또 다른 나의 미래 일기

예술가는 진정한 창조를 배양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권리를 마음껏 누려야만 한다. 나는 이러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눈을 아찔하게 해주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인류보편적인 감성을 베푸는 창조적 숙명의 가벼운 존재이고 싶다. 순수회화라는 나의 만화경을 통해 내가 사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21세기 초 현대미술계에서 본인 노동의 산물인 붓에 의한 손의 가치를 중시하는 작업태도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자신도 많은 매체의 다양성을 섭렵하여 작업의 진폭을 확장하고자 하는 연구와 실험을 즐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손에 의한 순수회화의 무궁한 가능성을 믿는다. 훌륭한 예술가의 손놀림은 단순한 재주와 기술이 아니다. 이는 무수한 시간의 지층과 다양한 경험 층위에서 나오는 머리(인문학적 소양), 가슴(뜨거운 감성), 손(장인기질)의 삼위 혼연일체이다. 그래서 나는 노동의 종말이 아닌 노동의 시초인 손을 사랑하며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작품정보:
162x13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