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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2024. 08. 05 광주일보 “새로움에 대한 추구는 예술가 숙명…여전히 변화 중”
작성자
suhagallery
작성일
2024-08-13 20:21
조회
116
“새로움에 대한 추구는 예술가 숙명…여전히 변화 중”
김대원 전 조대 미대 교수 전시
11일까지 동구 수하갤러리
실경 담은 초기 대작 등 선봬
김대원 화백이 광주 동구 수하갤러리에서 오는 11일까지 전시를 연다.
예술가에게 작품은 분신과도 같다. 자신의 페르소나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변형을 하고, 새로운 기법을 구사해도 작품의 근저에는 작가의 모습이 투사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자신만의 작업 방식, 기법이 작품 배면에 투영되는 것일 터다.
경계를 넘는다는 것, 경계를 확장한다는 것은 예술가를 예술가로 존재하게 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세상 모든 만물, 특히 생명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변한다.
변화무쌍한 창작의 길을 가는 작가에게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새로움, 그것이 주제든 기법이든 재료적 부분이든 이전과는 다른 관점의 시도는 모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화와 조화의 길항에서 예술의 미학은 구현된다.
목포 출신 김대원 화백은 그동안 추상과 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특히 그의 한국화 작품은 전통회화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점차 영역을 확장, 진화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원 화백의 초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지암 김대원 화백 시리즈 1’전이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하갤러리에서 오는 11일까지 진행 중인 전시는 초기의 수묵화 대작 등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실경을 담은 대형 화폭은 무더위를 씻어주는 밝은 기운과 화사함, 청량감을 선사한다.
“제 작품은 초기 산수화시대, 채색 비구상시대, 수묵 비구상으로 나뉘는데 이번에는 산수화만 내걸었습니다. 초기의 실경을 담은 수묵화 대작들과 다양한 스케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지요.”
희끗희끗한 흰머리에 청바지 차림에선 청년의 분위기가 묻어났다. 창작에 대한 열정이 젊은 작가 못지않다는 것이 읽혀졌다.
전시실로 향하는 계단 중간중간에 예술 여정을 가늠할 수 있는 포스터, 전시 내력 등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창작에만 매달려온 ‘그림 외에는 아무 것도 못하는’ 천상 예술가라는 사실을 말없이 웅변하는 듯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 동해, 서해, 남해 모두 파도의 물빛이 달라요. 동해 먼바다는 보랏빛을 띄고, 남해는 푸른 물결이 인상적이죠. 그에 반해 서해는 검푸른 빛깔을 보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터라 동해바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다 암벽 사이로 솟구치는 파도의 물결은 마치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김 화백은 조선대 미대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재임 중이던 초창기, 지역 화단의 분위기는 산수화만 그리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학생들에게 산수화 외에 다양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을 오가며 인문화, 채색화 등을 공부했다”는 말에서 지난한 과정이 가늠되었다. 79년부터 2013년까지 조선대에 재직하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고 또한 자신도 배우며 창작의 세계를 넓혀왔다.
김 화백은 “그동안 모두 27회에 걸쳐 전시회를 가졌는데 이번은 그동안 작업해왔던 작품들을 반추해보는 시간”이라며 “열정 가득했던 초창기 작품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젊은 시절 그렸던 대형 실경 작품은 대담한 필치가 인상적이다. 붓끝에서 거칠 것 없는 힘이 느껴지는데, 어떤 변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내적 에너지를 품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변화를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산수 외에도 예술이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부분 등을 알려주고 싶었죠.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고 제 스스로의 ‘껍질’을 깨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의 작품에도 몇 차례 변화가 있었다. 초기 산수화를 거쳐 채색 비구상, 수묵 비구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1년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서 열렸던 기획초대전 당시 강민우 학예연구사는 이렇게 평한 바 있다.
“작품의 변화 속에서는 전통회화를 배제한 현대미술로만 이해 할 수 있지만 철저하게 본질을 탐구한 전통회화의 근본을 토대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즉 한국화라는 정형화 되어있는 구분과 경계 속에서 자신만의 예술로 확장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영역으로 작가만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김 화백이 지향하는 작품의 방향은 다양한 시도와 변화다. 게으름이나 안일함, 진부함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현대미술과 한국화의 융합을 매개로 전통회화의 방향을 모색해왔고, 앞으로의 여정도 그러한 방향으로 수렴될 것 같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를 할 예정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지나온 시간을 유추하고 정리할 수 있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신작의 느낌은 또 다르다”는 말에서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림은 제 삶의 전부입니다. 떠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죠. 그러나 다시 태어나면 힘들어서 회화는 안할 것 같습니다.(웃음)”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김대원 전 조대 미대 교수 전시
11일까지 동구 수하갤러리
실경 담은 초기 대작 등 선봬
김대원 화백이 광주 동구 수하갤러리에서 오는 11일까지 전시를 연다.
예술가에게 작품은 분신과도 같다. 자신의 페르소나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변형을 하고, 새로운 기법을 구사해도 작품의 근저에는 작가의 모습이 투사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자신만의 작업 방식, 기법이 작품 배면에 투영되는 것일 터다.
경계를 넘는다는 것, 경계를 확장한다는 것은 예술가를 예술가로 존재하게 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세상 모든 만물, 특히 생명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변한다.
변화무쌍한 창작의 길을 가는 작가에게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새로움, 그것이 주제든 기법이든 재료적 부분이든 이전과는 다른 관점의 시도는 모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화와 조화의 길항에서 예술의 미학은 구현된다.
목포 출신 김대원 화백은 그동안 추상과 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특히 그의 한국화 작품은 전통회화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점차 영역을 확장, 진화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원 화백의 초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지암 김대원 화백 시리즈 1’전이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하갤러리에서 오는 11일까지 진행 중인 전시는 초기의 수묵화 대작 등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실경을 담은 대형 화폭은 무더위를 씻어주는 밝은 기운과 화사함, 청량감을 선사한다.
“제 작품은 초기 산수화시대, 채색 비구상시대, 수묵 비구상으로 나뉘는데 이번에는 산수화만 내걸었습니다. 초기의 실경을 담은 수묵화 대작들과 다양한 스케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지요.”
희끗희끗한 흰머리에 청바지 차림에선 청년의 분위기가 묻어났다. 창작에 대한 열정이 젊은 작가 못지않다는 것이 읽혀졌다.
전시실로 향하는 계단 중간중간에 예술 여정을 가늠할 수 있는 포스터, 전시 내력 등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창작에만 매달려온 ‘그림 외에는 아무 것도 못하는’ 천상 예술가라는 사실을 말없이 웅변하는 듯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 동해, 서해, 남해 모두 파도의 물빛이 달라요. 동해 먼바다는 보랏빛을 띄고, 남해는 푸른 물결이 인상적이죠. 그에 반해 서해는 검푸른 빛깔을 보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터라 동해바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다 암벽 사이로 솟구치는 파도의 물결은 마치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김 화백은 조선대 미대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재임 중이던 초창기, 지역 화단의 분위기는 산수화만 그리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학생들에게 산수화 외에 다양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을 오가며 인문화, 채색화 등을 공부했다”는 말에서 지난한 과정이 가늠되었다. 79년부터 2013년까지 조선대에 재직하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고 또한 자신도 배우며 창작의 세계를 넓혀왔다.
김 화백은 “그동안 모두 27회에 걸쳐 전시회를 가졌는데 이번은 그동안 작업해왔던 작품들을 반추해보는 시간”이라며 “열정 가득했던 초창기 작품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젊은 시절 그렸던 대형 실경 작품은 대담한 필치가 인상적이다. 붓끝에서 거칠 것 없는 힘이 느껴지는데, 어떤 변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내적 에너지를 품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변화를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산수 외에도 예술이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부분 등을 알려주고 싶었죠.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고 제 스스로의 ‘껍질’을 깨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의 작품에도 몇 차례 변화가 있었다. 초기 산수화를 거쳐 채색 비구상, 수묵 비구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1년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서 열렸던 기획초대전 당시 강민우 학예연구사는 이렇게 평한 바 있다.
“작품의 변화 속에서는 전통회화를 배제한 현대미술로만 이해 할 수 있지만 철저하게 본질을 탐구한 전통회화의 근본을 토대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즉 한국화라는 정형화 되어있는 구분과 경계 속에서 자신만의 예술로 확장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영역으로 작가만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김 화백이 지향하는 작품의 방향은 다양한 시도와 변화다. 게으름이나 안일함, 진부함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현대미술과 한국화의 융합을 매개로 전통회화의 방향을 모색해왔고, 앞으로의 여정도 그러한 방향으로 수렴될 것 같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를 할 예정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지나온 시간을 유추하고 정리할 수 있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신작의 느낌은 또 다르다”는 말에서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림은 제 삶의 전부입니다. 떠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죠. 그러나 다시 태어나면 힘들어서 회화는 안할 것 같습니다.(웃음)”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