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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2024. 07. 11 전남매일 "3년만의 전시 여는 김대원 화백 '예술가는 늘 새롭게 변화해야하죠'"

작성자
suhagallery
작성일
2024-07-14 10:43
조회
265
3년만의 전시 여는 김대원 화백 "예술가는 늘 새롭게 변화해야하죠”

김대원 화백 시리즈 1
실경 담은 조기작품 30여 점
8월 11일까지 수하갤러리

예술가들의 작업과정은 하나의 수행과 같다. 그 험난한 여정을 이겨낸 끝에 맺은 열매는 달다. 지암 김대원 화백의 작품을 보면 달디단 열매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낀다.

김 화백은 추상과 비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김 화백의 작업세계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975~1993년 ‘실경산수’와 1993~2000년대 초반 ‘현대 번영의 의식’ 그리고 최근 ‘안료의 변화’까지다.

김 화백은 총 3단계의 시기별로 나눠 전시를 계획 하고 있다. 그 중 그의 초기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첫 번째 전시 ‘지암 김대원 화백 시리즈 1’가 수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수하갤러리로 향하는 계단에는 김 화백의 초기작품의 개인전 전시회 포스터들로 가득하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최근 작업 하고 있는 추상적 수묵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를 너머 중국과 인도 대만 등의 실경을 담은 수묵화다. 이번 전시에는 초기작업 주제인 실경을 담은 수묵화 대작 14점과 스케치 17점을 포함한 총 30 여 점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바다 암벽 사이로 부딪히는 파도의 물결이 생생하다. 동해바다의 풍경이다.

“동해의 파도, 남해 파도 서해 파도 모두 달라요. 바다 물빛도 다르죠. 동해 먼바다의 색은 보랏빛을 내뿜어요 반면 남해바다는 푸른 물결로 일렁이는데 바다의 느낌이 달라요. 풍경도 마찬가지에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등 해외 곳곳을 다니며 동양의 사시사철의 분위기를 담건했죠….”

갤러리에서 만난 김 화백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간의 작품 되짚어보는 자리인 데다 3년만의 전시인 탓이다.

“그간 27회의 전시를 열었어요.이번 전시는 작가생활을 하면서 해왔던 작품을 되짚어보는 기획입니다. 소장하고 있던 초기작품을 한번 살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학부 땐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그러다 시작한 것이 한국화입니다. 초기 작업을 할 당시에는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자연을 성실하게 대하고 경외로움과 이치를 깨달았던 시기이자 작가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던 작업시기였죠….”

김 화백은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그렇다보니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그림의 결이 크게 바뀐다.

“학부에서 서양화 전공했을 무렵엔 인물을 그렸고, 한국화를 처음 그렸을 무렵엔 곳곳의 풍경을 그리는 실경을 담곤 했죠. 어느 순간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그 한계점을 뛰어 넘고 싶었죠.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는 붓을 잡지 못하겠더라고요. 새로움을 그리고 싶다는 갈망 때문에요. 그러다 2000년대 초반 아크릴을 사용하면서 작품의 폭이 넓어졌죠. 현대적 변형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가며 작품은 꽤 다이내믹하면서도 다양해졌어요. 그런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들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김 화백은 화가이면서도 미대 교수였기에 제자들에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성을 가르쳐 주고 욕심도 더해져 그의 도전은 계속이어졌다.

“대학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다 보니 계속적인 변화를 시도해야겠더라고요. 학생들에게 산수뿐만 아닌 예술가의 다양성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서울을 찾아 산수를 배우고, 채색처리법도 터득하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낼 때도 있었어요.”

김 화백이 시대별 시리즈 전시를 기획하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또 다른 작품세계의 변화를 위한 회고의 시간이자 과거를 돌이키며 창작열을 다지기 위해서다.

“저의 작품은 굉장히 다양하고 시기적으로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 작업을 했던 것을 되짚어 보고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싶었어요. 김대원이라는 작가가 얼마큼 성장하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며 그 고통 속에서도 새로움을 창조해 나갔던 일련의 과정들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또 다른 새로운 작업으로 나아가기 위함도 있어요.”

전시 장에서 마주한 김 화백의 작품은 채색의 색감이 화려하고 밝다. 동양화의 비해 밝은 색감을 쓰는 서양화의 장점과 그림을 보고 사유하는 깊이가 있는 한국화의 장점을 적절히 사용하는 듯하다.

“한국화뿐 아니라 동양화의 색감은 밝지 않아요. 수묵 위에 칼라를 입히는 작업이다 보니 컬러풀하지는 못한 편이죠. 저는 서양화를 전공했던 터라 색을 과감하게 사용해요”

초반 실경을 그려오다 최근엔 추상적인 한국화 작업을 이어가는 김 화백이지만 산수에 대한 애정도 여전했다.

“산수의 맛은 자연이 주는 신묘함이죠. 그림을 그리면서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끼곤해요. 산수를 그려보지 않았다면 한국화 작가라고 이야기할 수 없어요.”

김 화백은 앞으로도 늘 변치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이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때론 그간 해왔던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창조의 어떤 모색을 해야 되는데 대게는 기존의 것을 못 버려요. 기존 것만 하더라도 기본은 한다는 안정성이 제일 크기 때문이죠. 창작의 고통은 어머 어마 합니다. 과거의 저 또한 산수를 오랜 시간 작업하며 새로움을 찾는 과정까지 4년을 그냥 흘려보냈어요. 그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럼에도 늘 도전합니다. 현재는 수묵 비구상 작업을 이지만 비구상을 하면서도 조금 형상성이 있는 덩어리 수묵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형상성이 있으면서 스토리도 있어 이를 보는 이들이 실소를 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김 화백은 초기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산수의 순수함을 오롯하게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는 염원도 전했다.

“이번 전시는 순수함 그 자체로 관람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제 전시에 후학들이 많이 찾아왔음 해요. 한 시대가 지나갔지만 이 지나간 시대를 보고 영감이 돼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는 등 미술학도생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를 보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웃음)

전시는 8월 11일까지.



글·사진 이나라 기자